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【 앵커멘트 】
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첫 회동은 두 가지 기록을 세웠습니다.
역대 가장 늦게 만나서 가장 오랜 시간 대화한 대통령과 당선인 사례가 됐습니다.
대체 '171분' 이란 긴 시간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.
청와대 출입하는 송주영 기자 나와있습니다.
【 질문1 】
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당선인 마중까지 나왔던데, 현장 분위기 어땠나요?
【 기자 】
문 대통령이 미리 나와서 기다리던 곳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때 맞이한 그 장소입니다.
문 대통령 뒤로 보이는 건물인데, 바로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여민 1관입니다.
이곳 여민1관은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이 본과에 있어서 참모진과 소통이 어렵다며 청와대 이전 명분을 내세웠던 그곳이기도 합니다.
▶ 인터뷰 : 문재인 / 대통령
- "잘 오셨습니다."
▶ 인터뷰 : 윤석열 / 대통령 당선인
- "잘 계셨죠."
두 사람은 다소 긴장한 듯 악수 외에 친밀함을 보이는 스킨십은 주고 받지 않았습니다.
【 질문2-1 】
그동안의 갈등 때문인지 다소 어색해 보이는데요?
【 기자 】
네. 어색한 상태로 청와대 마당인 녹지원을 가로 질러 만찬 장소인 상춘재로 향했습니다.
녹지원 을 지나면서 문 대통령은 "여기가 당선인이 최고의 정원이라고 극찬하셨던 곳"이라고 했는데요.
실제 집무실 이전을 언급하며 윤 당선인이 했던 발언 들어보시죠.
▶ 인터뷰 : 윤석열 / 대통령 당선인(지난 20일)
- "최고의 정원이라 불리는 녹지원과 상춘재를 모두 국민들의 품으로 돌려 드리겠습니다."
헬기장 발언도 포착됐는데요.
▶ 인터뷰 : 문재인 / 대통령
- "저쪽 너머가 헬기장. (네네) 헬기장 지하에."
헬기장은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추진할 때 '바로 사용할 수 있는 헬기장을 확보할 수 있느냐'를 놓고 쟁점이었습니다.
【 질문3-1 】
문 대통령이 만찬 장소인 상춘재도 공 들여 설명하지 않았나요?
【 기자 】
네. 먼저 그 장면 보시죠.
▶ 인터뷰 : 문재인 / 대통령
- "항상 봄과 같이 아마 국민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"
▶ 인터뷰 : 윤석열 / 대통령 당선인
- "네. 아유 정말."
상춘재는 1983년 4월 중공된 한옥식입니다.
청와대에서 유일하게 한옥식이라며 상징성이 크다고도 말했습니다.
용산 이전을 선언한 윤 당선인에게 청와대 이곳저곳을 칭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죠.
그래서인지 이 설명을 듣는 윤 당선인은 별다른 반응은 없었습니다.
【 질문 3-2 】
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갈등이 있었던 만큼 언중유골이라고 말 속에 뼈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.
【 기자 】
대놓고 드러내지 않았지만, 녹지원 얘기나, 상춘재 얘기나 듣기에 따라서는 두 분의 속내가 묻어 있는 것 같습니다.
문 대통령은 '계속 청와대를 집무실로 써라', 윤 당선인은 '아니다..나가겠다' 이런 숨은 뜻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.
【 질문4 】
상춘재에서 어떻게 만찬이 진행됐는 지도 궁금한데, 비공개했어요?
【 기자 】
취재를 해봤는데요.
상춘재 내부에 원탁 테이블이 마련됐고, 입구들 들어가 상석에 문 대통령이 앉고, 맞은 편에 윤 당선인, 그리고 참모진이 각각 배석하는 형식이었습니다.
메뉴는 해산물 냉체, 해송 잣죽, 한우 갈비, 비빔밥 등 한식 코스가 준비해 화합을 도모하고, 반주로 레드 와인과 윤 당선인이 좋아하는 소맥을 한 두잔씩 마셨습니다.
【 질문5 】
아까 유영민 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배석했다고 했는데, 왜 독대하지 않은 거죠?
【 기자 】
회동 형식을 정할 때부터 독대 없는 4인 만찬이었다는 게 장재원 비서실장 설명입니다.
여기에 대통령 집무실 이전, 감사위원 등을 포함한 인사 등으로 격하게 대립한 만큼 독대하기는 부담스럽지 않았겠느냐는 해석도 나옵니다.
집무실 이전 얘기도 유 실장이 먼저 꺼내면서 대화가 진행됐다고 알려졌는데, 이런 '감초' 역할로 배석했단 해석도 나옵니다.
그랫서인 지, 웃음기 없던 만찬 전과 달리 이후 브리핑에서는 "흉금 없는 대화를 나눴다" "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"는 말이 나왔습니다.
【 질문6 】
'조국 사태'로 얽힌 실타래를 좀 푼 걸까요?
【 기자 】
사실 정권 초기 만해도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을 서울중앙지검장에서 검찰총장으로까지 임명하며 "우리 윤 총장님"이라고 부를 정도의 사이였습니다.
2년 8개월 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 당시는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죠.
이제는 상하 관계가 아닌 대통령과 당선인이란 확 달라진 위상으로 만나면서 조금은 어색했을 법합니다.
【 질문7 】
끝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요청은 왜 빠진 건가요?
【 기자 】
윤석열 당선인 측은 "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 조율 대상이 아니여서 뺐다"고 했는데요.
사면뿐 아니라 인사나 추경 등 껄끄러운 사안은 이철희-장제인 라인에서 실무협의 하기로 하고, 테이블에 올리지 않았는데요.
그렇다보니 큰 틀에서 원칙적 공감대는 있었지만, 여전히 세부 조율해야할 과제가 많아, 인수인계에 속도가 붙을 지도 미지수입니다.
【 클로징 】
지금까지 송주영 기자였습니다.
영상편집 :김경준